본문 바로가기

평당 1억 가치 AI 수직농장에서 재배하는 진짜 와사비(고추냉이)의 생육 데이터 레시피

네비아 2025. 11. 27.

우리가 먹는 와사비의 99%는 가짜? 진짜 와사비는 왜 그렇게 비쌀까요? 까다로운 생육 조건을 AI가 완벽하게 제어하는 수직농장. 평당 1억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생육 데이터 레시피'의 비밀. 이제 서울 도심 빌딩에서 1년 내내 최고급 와사비를 수확하는 놀라운 현장을 공개합니다. 

 

그 초록색 튜브, 사실은 와사비가 아닙니다

몇 년 전, 큰맘 먹고 방문한 고급 오마카세 스시집에서 제 인생 와사비를 만났습니다. 셰프님이 상어 가죽 강판에 직접 갈아주시던 연녹색의 뿌리. 코를 톡 쏘는 알싸함 뒤에 따라오는 은은한 단맛과 깊은 향은 제가 지금까지 식당에서 만나던 쨍한 초록색의 인공적인 맛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이게 진짜 와사비(고추냉이)입니다." 셰프님의 한마디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튜브나 가루 형태로 접하는 와사비는 대부분 '홀스래디시(서양고추냉이)'라는 다른 식물에 겨자 분말과 식용 색소를 섞어 만든 '가짜'라는 사실. 진짜 와사비는 왜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상상 이상으로 까다로운 재배 조건 때문입니다. 1급수의 깨끗한 물이 끊임없이 흘러야 하고, 1년 내내 13~18℃의 서늘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며, 강한 햇빛은 피해야 하는, 그야말로 자연 속에서 완벽한 장소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강원도 계곡을 통째로 옮겨온 AI 수직농장

"이 귀한 걸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키울 수는 없을까?" 이 무모해 보이는 질문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흙 한 줌 없는 빌딩 10층, 창문도 없는 공간에 들어서자 마치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수십 개의 단으로 빽빽하게 쌓아 올린 선반 위에서 연녹색의 와사비들이 자줏빛 LED 조명을 받으며 자라고 있었습니다. 흙 대신 뿌리는 영양분이 녹아있는 물(양액)에 담겨 있었죠. 이곳이 바로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의 청정 계곡 환경을 데이터로 복제한 'AI 수직농장'입니다. 이곳의 농부는 사람이 아닌 AI입니다. 수백 개의 센서가 24시간 내내 온도, 습도, CO2 농도, 양액의 산도(pH)와 영양분 농도(EC), 물의 흐름 속도까지 초 단위로 측정합니다. AI는 이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와사비가 가장 좋아하는 최적의 환경, 즉 '생육 데이터 레시피'를 찾아내고 그에 맞춰 LED 조명의 파장과 세기, 냉방 장치, 양액 공급 시스템을 자동으로 제어합니다.

 

평당 1억,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기적의 가치

AI가 만들어낸 '생육 데이터 레시피'의 힘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자연에서는 2년 이상 걸려야 수확할 수 있는 와사비를 이곳에서는 1년 반 만에, 그것도 훨씬 더 균일한 품질로 키워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태풍, 폭우, 가뭄 같은 기후 변화 걱정도 없습니다.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와사비에게는 완벽한 봄날인 셈이죠. 더 놀라운 것은 맛과 향까지 데이터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수확을 한 달 앞두고 양액의 특정 미네랄 성분을 조절하거나 LED 빛의 붉은색 파장 비율을 높여주면 와사비 특유의 알싸한 맛을 내는 '시니그린' 성분 함량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재배된 와사비는 최고급 일식당과 백화점으로 직행합니다. 좁은 공간을 수직으로 활용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극대화하니, '평당 1억 원의 가치를 창출하는 밭'이라는 말이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제가 처음 이 시스템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했을 때, 단순히 식물을 키우는 것을 넘어 생명의 레시피를 창조하는 연금술사라도 된 기분이었습니다.

 

흙이 아닌 데이터에 미래를 심습니다

AI 수직농장에서 자라는 와사비는 단순한 농작물이 아닙니다. 이는 대한민국 농업이 나아갈 미래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이제 농사는 더 이상 땅과 날씨에 운명을 맡기는 산업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이해하고, 기술을 통해 환경을 제어하며, 최고의 결과물을 '설계'하는 첨단 지식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와사비의 성공 레시피는 앞으로 인삼, 샤프란과 같은 고부가가치 약용 작물이나 희귀 식물 재배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도시의 버려진 공간이 최첨단 농장이 되고, 누구나 데이터만 있다면 최고의 농부가 될 수 있는 시대. AI가 흙을 대신해 새로운 희망을 심고 있는 현장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