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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감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강원도 돼지감자 농부의 3년차 토양 반전 노하우

네비아 2025. 10. 12.

돼지감자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그냥 심기만 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곤 합니다. 저 역시 처음엔 그렇게 믿었습니다. 강원도 산자락에 있는 밭에 씨를 뿌리고, 퇴비를 듬뿍 넣고, 열심히 물을 주며 기다렸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확철이 되면 남들 밭에서는 주먹만 한 돼지감자가 쏟아져 나오는데, 제 밭은 도토리만 한 감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사실 답은 토양 관리에 있었어요.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돼지감자는 땅속 환경에 따라 크기와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작물입니다. 단 3분만 투자해서 파종 전 준비를 다르게 하면 수확량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이유를 이제서야 알게 되었어요. 오늘은 제가 직접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황금 돼지감자를 만드는 토양 레시피를 단계별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돼지감자 파종 전 3단계 준비

돼지감자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 흙에서나 자라는 건 아닙니다. 크고 단단한 씨알을 얻기 위해서는 파종 전부터 토양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제가 정리한 세 단계는 간단하지만 효과는 확실합니다.

단계 준비 내용 핵심 포인트
1단계 밑거름과 퇴비 주기 완숙 퇴비로 토양 유기물 보충
2단계 석회 시비로 산도 조절 약알칼리성(pH 6.0~7.5) 유지
3단계 두둑 만들기와 멀칭 준비 배수 개선 및 뿌리 발육 촉진

1단계: 밑거름과 퇴비는 절대 아끼지 말기

돼지감자는 영양분이 충분한 흙에서 자랄수록 알이 굵고 모양이 고릅니다. 파종 2~3주 전, 밭을 깊게 갈아엎고 완숙 퇴비를 충분히 넣어주세요.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퇴비는 오히려 뿌리 발육을 방해하니, 반드시 ‘완숙된’ 상태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에 복합비료를 소량 섞어주면 초기 생육이 안정됩니다. 저는 이 단계를 대충 넘겼던 첫 해에 씨알이 너무 작게 나왔어요. 그런데 퇴비량을 늘린 다음 해에는 감자 크기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2단계: 석회 시비로 산성 땅을 중화시키기

제가 3년 동안 몰랐던 치명적인 실수가 바로 ‘석회’였습니다. 강원도처럼 산이 많은 지역은 대부분 산성 토양이 많습니다. 돼지감자는 이런 땅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해요. 산성도를 낮춰주기 위해 퇴비를 뿌린 후 일주일 뒤에 석회를 살포해야 합니다. 단, 석회와 비료는 절대 동시에 뿌리면 안 됩니다. 두 성분이 중화되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석회를 뿌리고 나서 5~7일 정도 지난 후 비료를 주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3단계: 두둑 만들기와 멀칭 준비

돼지감자는 수분이 고이면 바로 썩기 때문에 배수가 생명입니다. 그래서 두둑은 최소 30cm 이상 높게 만드는 게 좋습니다. 특히 비가 잦은 강원도 지역이라면 이 높낮이 차이가 곧 수확량을 결정짓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은색 비닐 멀칭을 덮어주면 지온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잡초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작은 수고가 가을 수확 때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실패 없는 돼지감자 토양 체크리스트

토양 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비료를 뿌리는 게 아닙니다. 환경을 디자인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제가 직접 농사를 지으며 경험적으로 정리한 내용이에요.

항목 점검 기준
배수 상태 비 온 후 30분 내 물이 다 빠지는가
pH 산도 6.0~7.5 사이 유지
유기물 함량 완숙 퇴비가 충분히 섞여 부드러운가
밭 깊이 최소 30cm 이상 갈아엎었는가
잡초 제거 파종 전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했는가

저는 예전엔 퇴비만 많이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유기물이 많아도 산성이 강하면 영양분 흡수율이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뿌리가 약해지고 감자 알이 작아지는 것이죠. 석회로 pH를 조절한 후부터는 뿌리 활착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이 단순한 변화 하나가 농사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수확량을 2배로 늘리는 멀칭과 순지르기 비법

토양이 완성됐다면 이제 본격적인 생육 관리 단계입니다. 돼지감자는 줄기 관리에 따라 수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무성하게 자라는 줄기를 그대로 두면 영양분이 위로만 올라가 알뿌리가 잘 굵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작업이 바로 순지르기(순치기)입니다.

줄기가 50~60cm쯤 자랐을 때 끝을 잘라주면, 땅속 알뿌리로 영양분이 집중됩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줄기만 무성해지고 알이 작게 자라요. 저는 보통 5월 말 1차, 7월 초 2차로 나누어 순지르기를 합니다. 이 두 번의 손질만으로 수확량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멀칭 또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특히 검은색 비닐 멀칭은 햇빛을 흡수해 지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잡초 성장을 억제합니다. 실제로 멀칭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작업량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무엇보다 잡초와 영양분을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돼지감자가 훨씬 건강하게 자랍니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후기 비료 관리입니다. 7월 중순쯤, 줄기가 한창 무성할 때 질소가 적고 칼륨이 많은 비료를 한 번 더 주면 알이 단단하고 크기가 균일하게 성장합니다.

 

 

실제 경험으로 본 수확량 변화

제 경험을 수치로 정리해보면 변화가 확실히 보입니다.

구분 토양 관리 전토양  관리 후
산도 관리 석회 시비 없음 pH 6.5로 조절
순지르기 미실시 2회 진행
수확량(100평 기준) 약 1.5톤 약 3.5톤
감자 크기 불규칙, 작음 균일하고 주먹 크기
맛과 품질 단맛 약함 단단하고 단맛 강함

석회와 퇴비, 그리고 순지르기 이 세 가지를 실천한 뒤, 수확량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단 한 해 만의 변화였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놀라울 정도예요. 처음엔 단순한 실험이었지만, 이제는 매년 필수 루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무리하며

돼지감자 농사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기본을 지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과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밑거름을 충분히 넣고, 산도를 잡아주고, 배수를 확보하면 절반은 성공이에요. 여기에 순지르기와 멀칭을 더하면 감자 크기와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심으면 된다’는 말에 속았지만, 지금은 이 과정을 통해 ‘토양이 곧 수확’이라는 진리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올가을, 여러분도 이 노하우를 적용해보세요. 분명 여러분의 밭에서도 황금빛 돼지감자가 주먹만 하게 맺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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