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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물거리는 초록 상추는 이제 그만! LED 조명 하나로 아삭하고 붉게 만드는 '조명 레시피'

네비아 2026. 2. 5.

스마트팜이나 식물재배기를 처음 들여놓고 가장 기대했던 순간은 아마도 직접 키운 상추를 수확해 삼겹살 파티를 여는 날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수확한 상추가 마트에서 파는 것처럼 붉고 아삭하기는커녕, 힘없이 축 늘어진 연두색 '풀'에 가까워서 실망했던 경험, 솔직히 한 번쯤 있으시죠? 저 역시 처음엔 비료가 문제인가 싶어 양액 농도만 주구장창 조절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밥(양액)이 아니라 햇빛(조명)이었습니다. 식물공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빛의 레시피'라고 불리는 이 LED 세팅법은 상추의 상품성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입니다. 오늘은 단순히 식물을 자라게 하는 것을 넘어, 씹는 소리까지 맛있는 아삭한 식감과 진한 적색을 입히는 저만의 LED 조명 세팅 노하우, 그 '신공법'을 아낌없이 공개합니다.

상추가 붉어지는 건 '식물의 선크림' 때문입니다

많은 분이 적상추를 심었는데 왜 청상추가 나오냐며 종자 탓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건 상추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굳이 붉어질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입니다. 상추의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색소는 사실 식물이 강한 자외선이나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일종의 '선크림'입니다. 실내 LED 조명은 보통 식물 성장에 최적화된 파장만 내보내기 때문에, 상추 입장에서는 너무나 편안한 환경인 셈이죠. 그래서 저는 수확하기 3~5일 전부터 조명 세팅을 완전히 바꿉니다. 바로 자외선(UV-A) 영역이나 청색광(Blue Light)의 비율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것입니다. 경험상 일반적인 성장기에는 적색(Red)과 청색(Blue) 비율을 7:3 정도로 유지하다가, 수확 직전 '착색기'에는 청색 비율을 60% 이상으로 올리거나 UV LED 바를 추가로 켜주면, 불과 며칠 만에 잎 끝부터 검붉게 물드는 마법 같은 변화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식물에게 적당한 시련을 주어야 아름다워진다는 사실, 우리네 인생과 참 닮지 않았나요?

아삭한 식감의 비밀은 '청색광'의 도톰함에 있습니다

색깔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씹었을 때 느껴지는 '아삭함'입니다. 흐물거리는 상추는 쌈을 싸 먹을 때 식감을 망치는 주범이죠. 식물 생리학적으로 보면 적색광(Red, 660nm)은 줄기를 길게 늘이는 역할을 하고, 청색광(Blue, 450nm)은 잎을 두껍고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빨리 키우고 싶은 욕심에 적색광 비율이 높은 조명만 계속 쐬어주면, 상추는 키만 훌쩍 크고 잎은 종잇장처럼 얇아져 버립니다. 제가 현장에서 찾은 황금 비율은 생육 중기까지는 성장을 위해 적색을 충분히 주되, 잎이 어느 정도 커진 후반기에는 청색광의 광량(PPFD)을 높여 조직을 치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청색광 비율을 높인 구역의 상추를 만져보면 잎의 두께감이 확실히 다릅니다. 마치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한 것처럼 짱짱해지죠. 씹을 때 '아삭' 소리가 나는 프리미엄 상추는 결국 청색광이 빚어낸 작품입니다.

조명과의 거리, 1cm의 차이가 명품을 만듭니다

아무리 좋은 파장의 LED를 써도, 거리가 멀어지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빛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물리 법칙은 스마트팜에서도 냉정하게 적용됩니다.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조명을 너무 높게 달아두는 것입니다. "빛이 골고루 퍼지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식물에게 도달하는 광자(Photon)의 양이 턱없이 부족해집니다. 저는 상추 잎 끝과 LED 조명 사이의 거리를 15~20cm 정도로 아주 가깝게 유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LED에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잎이 타지 않을까 걱정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방열 설계가 잘 된 LED 바를 사용하거나, 쿨링팬으로 공기를 순환시켜 주는 것이 필수입니다. 조명을 가까이 내리는 것만으로도 광합성 효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잎이 웃자라지 않고 바닥에 딱 붙어 빵빵하게 자라는 소위 '로제트' 형태의 최상급 상추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조명 높이를 조절해 주는 그 작은 부지런함이 수확의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결국 '동적 조명 제어'가 핵심입니다

결론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불빛만 비추는 '고정식 조명'으로는 최고의 상추를 만들 수 없습니다. 자연의 햇빛도 계절과 시간에 따라 파장이 달라지듯, 스마트팜의 조명도 시기별로 달라져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강조하는 '동적 조명 제어(Dynamic Lighting Recipe)'입니다. 파종 후 초기에는 적색 위주로 덩치를 키우고, 수확 전 일주일은 청색과 자외선을 퍼부어 색과 식감을 완성하는 '마무리 투수' 전략을 써보세요. 처음에는 조명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 세팅해 두면 그 결과물은 확연히 다릅니다. 이제 여러분의 스마트팜에서도 백화점 식품관 부럽지 않은, 아니 그보다 더 신선하고 맛있는 인생 상추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당장 여러분의 LED 컨트롤러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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