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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값 걱정 끝! 아두이노로 수경재배 자동화 시스템 직접 만든 리얼 후기 (실패와 성공 사이

네비아 2026. 2. 6.

요즘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채소 코너 앞에서 한숨 쉬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 역시 치솟는 물가에 놀라 '차라리 내가 키워 먹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베란다 텃밭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흙먼지 날리는 건 싫고, 매일 물 주는 건 귀찮은 저 같은 '프로 귀차니스트'를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자동화된 수경재배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글은 개발 지식이 전혀 없는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제가 직접 부딪히며 겪은 상추 수경재배 자동화 시스템 제작 과정의 생생한 기록입니다. 아두이노와 펌프가 만들어내는 작은 기적,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까지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이 글을 다 읽으실 때쯤이면 여러분도 베란다에 나만의 작은 스마트팜을 꿈꾸게 되실 겁니다.

흙 없는 농사, 왜 하필 자동화 수경재배였나?

처음에는 스티로폼 박스에 흙을 담아 상추를 심었습니다. 하지만 베란다 확장이 된 아파트 환경상 흙먼지가 거실로 들어오는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고, 무엇보다 벌레와의 전쟁이 끔찍했습니다. 진딧물이 창궐했을 때의 그 공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겁니다. 그래서 깔끔한 물로 키우는 수경재배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수경재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물이 고여 있으면 뿌리가 썩기 쉽고, 영양액 농도를 맞추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매일 상태를 체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LG전자에서 일하며 얻은 어깨너머 지식과 인터넷 검색을 총동원해 '알아서 크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말이죠. 물 순환을 자동으로 시켜 산소를 공급하고, LED 조명으로 부족한 일조량을 채워주는 시스템, 이것이 제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재료 준비부터 난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쇼핑

시스템을 구상하며 필요한 재료들을 리스트업 했습니다. 물을 담을 리빙박스, 식물을 꽂을 포트, 수중 펌프, 식물 생장용 LED,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제어할 아두이노와 릴레이 모듈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상추 사 먹는 돈 아끼자'로 시작했는데, 장바구니에 담다 보니 초기 투자 비용이 꽤 나왔습니다. 여기서 팁을 드리자면, 처음부터 너무 거창한 장비를 사기보다는 다이소나 주변 생활용품점에서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욕심을 부려 3단 선반까지 구매했는데, 나중에 조립하느라 땀을 한 바가지 흘렸습니다. 하지만 택배 상자가 하나둘 도착하고, 전선과 튜브를 늘어놓으니 마치 대단한 엔지니어가 된 것 같은 설렘이 느껴지더군요. 이 맛에 DIY를 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거실이 물바다, 잊지 못할 첫 가동의 추억

가장 기억에 남는, 아니 지워버리고 싶은 순간은 첫 가동 테스트 날이었습니다. 펌프와 호스를 연결하고 타이머 코드를 짠 뒤 전원을 켰는데, 연결 부위가 헐거웠는지 물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습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거실 바닥의 물을 닦아내며 '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인가' 하는 현타가 강하게 왔습니다. 수경재배 자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코딩보다 '방수'와 '배관'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실리콘 마감과 호스 밴드의 중요성을 간과했던 탓이죠. 여러분은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반드시 물이 없는 상태에서 가조립을 해보고, 욕실 같은 곳에서 1차 누수 테스트를 거친 뒤 베란다에 설치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그날의 물난리 덕분에 제 시스템은 이제 물 한 방울 새지 않는 완벽한 요새가 되었습니다.

아두이노가 일하고 나는 수확만 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시스템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습니다. 아두이노 코드를 통해 1시간마다 10분씩 수중 펌프가 작동하며 물을 순환시켜 뿌리에 산소를 공급했고, 아침 7시가 되면 자동으로 LED 조명이 켜지고 저녁 8시에 꺼지도록 설정했습니다. 식물도 잠을 자야 잘 큰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렇게 환경을 통제해 주니 상추의 성장 속도가 흙에서 키울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빨랐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여행을 갈 때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화분이 말라 죽을까 봐 걱정했겠지만, 대용량 물탱크와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3박 4일 여행을 다녀와도 상추들은 오히려 더 싱싱하게 자라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퇴근 후 멍하니 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물멍' 효과까지 있어 힐링이 되기도 합니다.

직접 키운 상추의 맛, 그리고 달라진 일상

파종 후 약 4주가 지나고 첫 수확을 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상추보다 잎이 훨씬 연하고 부드러웠습니다. 무엇보다 농약 걱정 없이 바로 뜯어서 씻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죠. 삼겹살을 구워 제가 만든 시스템에서 갓 따낸 상추에 싸 먹던 그 첫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무언가를 내 손으로 만들고 생명을 키워내는 과정이 주는 성취감이 컸습니다. 삭막한 도시 생활 속에서 초록색 식물이 주는 안정감은 덤이었고요.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가족들도 이제는 베란다 텃밭을 '우리 집 샐러드바'라고 부르며 좋아합니다.

결론: 망설이지 말고 지금 시작하세요

상추 수경재배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도전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내 식탁의 주권을 찾는 일이었고,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즐거운 취미 생활이었습니다. 초기 비용과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지만, 한 번 시스템을 갖춰두면 그 편리함과 수확의 기쁨은 투자한 노력의 몇 배로 돌아옵니다. 납땜을 못 해도, 코딩을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요즘은 모듈형으로 잘 나온 부품들이 많고 인터넷에 예제 코드도 넘쳐나니까요. 이번 주말,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대신 베란다 한구석에 여러분만의 작은 스마트팜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직접 키운 상추로 차린 건강한 밥상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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